이미지 크게보기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 법무부, 19일 가석방심사위원회 열고 의결

김경수, 이달 첫 가석방 심사 대상 명단 포함
김경수 조직적 여론조작 중죄로 보고 제외된듯

지난해 7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9월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올랐지만 최종 ‘부적격’ 판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특수활동비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영향력을 행사해 유죄를 선고받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적격’ 판단을 받았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전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달 30일 출소할 가석방 대상자 안건을 의결했다. 김 전 지사는 이번에 가석방 심사 대상에 처음 올랐지만 부적격 판단을 받아 출소가 불가능해졌다. 김 전 지사는 2019년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이 확정돼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됐으며, 2023년 5월 형기가 만료된다. 김 전 지사는 이달 형기의 70% 이상을 채우게 돼 정치권 안팎에서 가석방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법무부는 내부 지침을 통해 형기의 60% 이상을 복역하면 가석방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그러나 심사위 내부에서 김 전 지사의 가석방을 놓고 부정적 기류가 컸다고 한다. 김 전 지사의 혐의가 조직적 대선 여론조작에 해당하는 중범죄인 만큼 가석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정적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김 전 지사가 가석방될 경우 여론 조작 공범으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던 ‘드루킹’ 김동원 씨가 지난해 3월 만기 출소한 것과 비춰볼 때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8·15 광복절 특별사면 당시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의 사면을 검토했다가 막판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전 원장과 문 전 장관은 가석방 심사에서 적격 판단을 받아 이달 말 출소하게 됐다. 이 전 원장은 박 정부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 21억 원을 청와대에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 받았다. 문 전 장관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한 혐의로 기소돼 올 4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윤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별검사 수사팀장을 맡으며 두 사람 관련 사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수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김규태·윤정선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