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 숫자, ‘20,000,000,000,000,000마리’
기존 추정치보다 20배 많아

이미지 크게보기 개미들이 서로 협력해 자신들의 몸을 이용한 다리를 만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지구 상을 기어 다니는 전체 개미 숫자가 기존 추정치보다 2~20배가량 많은 2경(20,000,000,000,000,000)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개미들의 무게를 모두 더하면 모든 야생 조류와 포유류의 무게를 합산한 것보다 더 무거운 것으로 계산됐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 사이언스 등에 따르면 마크 웡 서호주대 생태학자를 비롯한 국제연구팀 과학자 6명은 이날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구 상에서 굴을 파고 윙윙거리는 개미들의 전체 숫자가 2경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1990년대 생물학자들이 추산한 개미 숫자인 1경 마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구팀은 정확한 개미 숫자 추산을 위해 세계 각국의 데이터베이스에 산재한 개미 관련 연구보고서 1만2000개 가운데 엄격하게 개미를 수집하고 숫자를 계산한 489개 연구를 분석했다.

천문학적인 숫자만큼 개미들의 무게를 더한 총합도 엄청났다. 과학자들이 계산한 개미들의 총 중량(바이오매스)은 12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구 상의 모든 개미를 저울에 올려 무게를 재면 야생 상태의 조류와 포유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무거운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측정된 전체 개미 숫자나 무게는 보수적으로 계산된 추정치라고 밝혔다. 웡은 “우리는 나무나 땅속에 있는 개미 숫자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며 “이는 우리 계산이 다소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곤충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지만 개미 숫자 역시 줄어들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후변화에 따른 개미들의 숫자 증감 여부가 다음 연구목표라고 밝혔다. 개미는 흙을 옮기고, 토양에 산소를 공급하고, 씨앗을 뿌리고, 유기물을 재활용하는 등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 개미들은 절지동물이나 새, 포유류의 주요 먹이 공급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