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대통령 뉴욕 도착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나온 황준국 주유엔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 후 런던을 출발해 제77차 유엔총회 참석 및 한·미 정상회담 등을 위해 이날 미국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 韓 ‘강제징용 민간재원’ 제안

박진 ‘강제징용배상’ 해법으로
민간재원으로 대위변제안 설명

하야시도 진지한 자세로 경청
日기업 참여 여부가 관건될 듯

미래지향 양국관계 개선 의지
뉴욕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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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제77차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양국 간 현안을 조율하려는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법으로서 민간 재원 조성 방안 등을 일본 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이 이 문제를 매듭지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금명간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새 그림을 그려 나가게 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2019년 12월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양자회담을 한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19일(현지시간)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약 55분간 회담했다. 박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측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해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한·일 관계 최대 현안으로 거론되는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지난 8월부터 4차례 진행한 강제동원 민관협의회 결과와 이를 통해 도출한 정부의 구상, 피해자들의 입장을 일본 측에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 측에 지급하기 위한 배상금 재원을 민간에서 조성하는 방법을 일본 측에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예산을 활용한 대위변제(제3자에 의한 변제)나 일본 기업 채무 인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높은 점을 감안해 한·일 기업 등 순수 민간이 재원을 조성, 대위변제나 채무인수를 통해 배상 판결을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 방안이 추진되면 새로운 기금 또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기존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들이 피고인 일본 전범 기업 참여를 요구해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한국 기업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수혜 기업인 포스코가 출연해 현재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관리 중인 60억 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등 일본 기업의 참여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일본 정부의 입장 표명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이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34개월 동안 열리지 못했던 한·일 정상회담 성사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오는 21일(현지시간) 개최가 유력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앞서 회담 방식과 의제 등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시다 총리의 빡빡한 일정 등으로 약식회담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