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문기·백현동 발언’ 선거법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공소장에 적시
"김문기, 2009년 자신 회사에 이 대표 명절 선물 제공 요청"
"백현동 용도 변경 관련 성남시 공무원들 국토부로부터 압박받은 적 없어"

이미지 크게보기clip2022091613092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한 검찰이 공소장을 통해 "(이 대표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을 2009년부터 알고 있었다"고 적시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도중 대장동 개발에 관여한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성남 백현동 부지 용도가 4단계 상향 조정된 이유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용도변경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해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됐고, 검찰은 허위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16일 문화일보가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로부터 입수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가 작성한 24쪽 분량의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우선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 되기 1년 전인 2009년 리모델링 제도 개선 활동을 했고, 그해 8월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은 주제 발표 및 토론을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됐다고 검찰은 봤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 전 처장은 2009년 9월에서 10월 사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이 대표에게 명절 선물을 보낼 것을 요청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 대표도 2009년 12월 김 전 처장이 간사로 있는 단체에서 후원하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에 참여하는 등 리모델링 제도 개선을 매개로 지속적으로 업무상 도움을 받았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이후 김 전 처장이 2013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계획팀장으로 입사해 개발사업에 관여하면서 호주·뉴질랜드 출장 등에 이 대표와 동행했다고 명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20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성남지청 수사팀은 국토부가 경기도에 보낸 24개의 공문이 "모두 용도 변경 결정 이후의 것들로, 그 중 2개는 임대 비율 축소에 관한 것이었고 나머지는 용도 변경 이후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전략 환경영향평가 진행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면서 용도 변경과 무관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로부터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의 경우 혁신도시법상 의무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오히려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회신을 받았을 뿐 용도 변경을 하라는 지시나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적시했다.

또 "용도 변경 업무를 담당한 성남시 공무원들이 주무부서를 포함한 국토부 공무원들로부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당하거나 그와 관련한 압력을 받은 적도 없다"고 판단했다.염유섭·장서우·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