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 뒤편에 스마트폰 들고 ‘벌러덩’ 중학생…경찰 “촬영 사진 없음”

이미지 크게보기 SNS 캡처

수업 중인 여교사 뒤편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모습으로 논란을 일으킨 한 중학생이 당시 해당 교사의 사진을 찍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충남 홍성경찰서가 해당 학생의 스마트폰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한 결과 수업 중이던 여교사의 사진 자체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학생도 경찰에서 “교단 근처에 콘센트가 있어 충전하려고 올라갔을 뿐 선생님을 촬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이번 조사에 앞서 교사 뒤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중학생 A 군의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불법촬영 의혹과 교권 훼손 등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학교 측은 A 군의 동의를 얻어 스마트폰을 경찰에 제출한 뒤 촬영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A 군의 스마트폰에서 별다른 사진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날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경찰 조사와는 별도로 학생들을 징계 조치하고 해당 교사에 대한 보호조치를 결정했다.

한편 지난 달 26일 SNS 상에는 A 군이 여교사가 수업중인 교단에 앉아서 휴대전화를 만지다 급기야 드러눕는 12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여교사 옆 교단에 누운 학생은 교사 방향으로 스마트폰을 들어 액정 화면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그럼에도 이 교사는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은 채 수업을 계속했다. 다른 학생들은 욕설을 섞어가며 ‘이게 맞는 행동이냐’고 얘기했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영상에 나온 교사는 해당 학급의 담임 교사였다.

해당 SNS 페이지에는 일주일 전 같은 교사의 수업시간에 또 다른 남학생이 상의를 모두 벗고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는 다른 영상도 있었다. 영상이 확산되자 ‘이게 학교냐’, ‘한국이 맞나’, ‘교권이 무너졌다’ 등의 비판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특히 학교와 교육청의 해명도 논란을 일으켰다. 학교 측은 “남학생이 급하게 교탁 주변 콘센트에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가 있던 중 판서 중인 담임 교사를 피하며 뒤로 빠지는 장면이 다른 학생에 촬영돼 온라인에 퍼진 것”이라며 “담임교사는 교권을 침해당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 측은 같은 달 29일 임시 담임을 배정해 교사를 분리 조치하고 문제가 된 학생 3명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경찰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했는지 여부 등을 밝혀달라고 의뢰했다.

박준희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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