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장벽이 높기로 유명했던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의 한국어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2개의 주요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얻자, 출연진이었던 배우 오영수(78)가 현란한 춤사위로 이번 경사를 자축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고령의 오영수가 관절꺾기춤까지 추는 이 장면이 영상으로 게시돼 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작가 미나 해리스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O Yeong-su cutting it UP”라는 글과 함께 35초 분량의 영상 한 편을 게시했다. 이 영상 속에는 오영수가 사람들에 둘러싸여 팔과 다리, 허리를 유연히 휘저으며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 있다. 주변의 ‘관객’들은 함성과 박수로 오영수의 고난도 댄스에 환호했다. 오영수의 이번 댄스 영상은 전날 있었던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이 끝난 후 애프터파티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은 이번 시상식에서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을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는 황동혁 감독(51)이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50)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두 사람 모두 아시아 국적 최초의 수상이었다. 또 앞서 지난 4일 열린 드라마 기술진 등에 대한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 여배우상(이유미), 스턴트 퍼포먼스상 등 4개 상을 받은 데 이어 감독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 6관왕에 올랐다.
이미지 크게보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오일남‘ 역으로 출연한 배우 오영수. 넷플릭스 제공
극 중 핵심 인물이었던 ‘오일남’으로 출연했던 오영수도 이번 시상식에서 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은 불발됐다. 오영수는 시상식이 끝난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전에는 민족의 나약한 면을 느꼈는데, 이제는 자신감을 우리 국민들에게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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