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축구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의 김민재. AP 뉴시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별들의 전쟁’으로 불린다. 유럽무대, 그러니까 세계적인 스타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 리그의 상위권 팀들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명실상부한 지구촌 최고의 클럽대항전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한 한국인은 15명이다. 설기현(당시 안더레흐트)이 2001년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송종국,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이을용, 기성용, 차두리, 박주호, 박주영, 손흥민, 황희찬, 정우영, 이강인, 그리고 8일(한국시간) 김민재가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데뷔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터키리그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한국인 중앙수비수로는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출전했고, 이날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리버풀에 4-1 완승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EPL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던 리버풀의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를 김민재가 꽁꽁 묶었다.

중앙수비수는 한국인, 아시아인에게 무척 불리한 포지션이다. 일단 체격조건이 뛰어나야 하고, 상대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강인한 체력과 순발력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키 190㎝, 몸무게 88㎏. 덩치가 크고 힘이 좋은 유럽의 공격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게다가 몸놀림이 날래고 순간 스피드가 탁월하며, 패스와 공격수 움직임을 예측하는 빠른 판단력을 갖췄다.

김민재가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인 세리에A,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 안착한 건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무척 반가운 일. 한국축구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항상 수비가 꼽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수비가 우왕좌왕하면서 전체 수비라인이 무너지는 답답한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11월 개막되는 카타르월드컵의 모의고사.

김민재는 지난 6월 열린 A매치 4연전에 복사뼈 부상으로 인해 결장했고 대표팀은 2승 1무 1패에 만족했다. 이집트를 4-1로 이겼지만 주득점원인 살라가 빠졌고, 칠레를 2-0으로 이겼지만 사실상 2군이었다. 반면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등이 출전한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선 1-5로 완패했고, 파라과이와는 0-2로 뒤지다 힘겹게 2-2로 비겼다.

6월 4차례 A매치에서 8실점. 당시에도 수비 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이달 열리는 A매치 2연전은 실망을 희망으로 바꿀 기회. 특히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김민재가 대표팀 수비진의 무게중심을 잡아 견고한 성을 쌓기를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준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