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 신동아 인터뷰서 윤 대통령 비판

“압도적 상황서 겨우 이긴 기괴한 선거 치러”
“국회 부의장이 비대위원장? 코미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후 공개된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겨냥했던 이 전 대표의 비판이 갈수록 윤 대통령을 향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떨어져) 겨우 이긴 기괴한 선거를 치렀다”며 “그 선거 경험이 유일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고 내려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때 누가 표를 얻는데 기여했는지, 누가 표를 까먹게 했는지 분석을 잘해야 하는데, 행상(行賞)은 둘째 치고 논공(論功)도 제대로 못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나를 들이받으면 지지율이 내려갔고, 나와 (윤 대통령이) 손잡았을 때는 지지율이 올라갔다”며 “그게 팩트인데도 대통령이 아직까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이 전 대표는 “‘나는 돈에 관심 없어요’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라는 발언이 담긴 유명 인터넷 강의 강사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는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인데, 이 전 대표가 이를 올린 시간이 여러 해석을 낳았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 직후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이 전 대표가 결자해지란 말을 쓰며 당내 갈등을 윤 대통령이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지금 다른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할 만큼 그런 마음의 여유가 없다.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위기와 또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 국민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그것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근자에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두고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당무 불개입’ 원칙을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 법원에 잇단 가처분 신청을 하며 반대하고 있다. 이날도 이 전 대표의 소송 대리인단이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과 정 비대위원장을 임명한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 등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당 지도부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이 전 대표는 신동아 인터뷰에서도 정 비대위원장에 대해 “국회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도 코미디”라고 대놓고 비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