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윤 대통령 선거법 위반 혐의, 시효 정지와 무관하게 계속 수사”

검찰이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고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인 8일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이날 이 대표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대장동 특혜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던 지난해 12월 21일 성남도개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자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 대표를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지사 당선 후 선거법 소송이 시작된 뒤에야 대장동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실무자로부터 김 전 처장을 소개받아 알게 됐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휴대전화 기록,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유가족이 공개한 사진, 육성 녹음 자료, 관련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도 김 처장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대선 당시 이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사건 연루 의혹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전 처장의 유족과 국민의힘은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시장 시절 이 대표가 이미 그를 알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찍었다는 사진에서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 손을 잡고 있거나 마주 앉아 식사하는 모습이 찍혔다. 당시 김 전 처장이 딸에게 보낸 영상에는 “오늘 (이재명) 시장님하고 (유동규)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 발언도 허위라고 판단해 함께 기소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20일 경기도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용도변경을 해 수천억원의 수익을 취득하는 것은 성남시에서 수용할 수 없으므로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재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게 되고, 5년간 피선거권도 제한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또 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대선 선거 비용 약 434억원도 반환해야 한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시효 정지와 무관하게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제20대 대통령선거 윤석열 후보자에 대해 고발된 도이치모터스 및 재산 신고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들은 공소시효가 정지된 점 등을 고려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기간에 발생한 선거법 위반 사범의 공소시효(선거일로부터 6개월)가 9일로 끝나지만, 윤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불소추 특권을 갖고 있어 이 시효 적용을 받지 않는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