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9월1일도배 지난 1일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관내 침수피해 가정에서 도배작업을 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8월 폭우로 관내 공장·상가 864곳, 주택 등 5273채 침수
중증장애인 등 주거 취약 구민 안부 확인해 인명피해 예방
소공인 지원 원스톱 지원센터, 융자사업 등 정부지원 안내
95억5000만 원 확보, 추석 전 구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태풍 대비 인력·자원 확보 피해 예방…수방기동대 82명 활동

서울 영등포구는 집중호우와 태풍에 신속히 대처해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구 관내에 395㎜의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110㎜가 쏟아져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과 차량이 침수되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공장·상가 864곳, 주택 등 5273채가 침수 피해를 신고했다.

구는 8월 8일 밤 10시를 기해 풍수해 비상근무를 3단계로 높이고 대응에 들어갔다. 인명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두고 혼자 사는 중증 장애인과 중장년 1인 가구,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대상자, 저소득 취약계층 등 4516명에 대한 안부확인을 서둘렀다. 유선 연락을 통해 안부를 확인했고, 침수피해와 이재민 대피소 등에 대한 안내도 이뤄졌다. 유선 연락이 되지 않는 가구에 대해서는 방문 확인을 진행됐다.

구민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신길 6동에서는 위층에 사는 중학생이 반지하 방에 거주하는 80대 어르신을 구했다. 이 중학생은 폭우로 반지하가 침수돼 수압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자 어머니와 함께 유리문을 깨고 어르신을 구출했다. 또 빗물받이를 맨손으로 정비해 침수를 줄인 구민들과 시의원, 구의원 등 관내에 미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침수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지 크게보기8월10일호우피해접수현장 8월 10일 최 구청장(뒤줄 오른쪽 두번째)이 호우피해 접수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8월 9일부터는 복구지원과 피해현황 집계를 진행했다. 피해 사실 확인이 끝나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청 전 직원들이 연휴를 반납한 채 피해현황조사에 매달렸다. 서울시청에서도 사무관 150여 명이 지원 나왔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현장에서 복구를 독려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최 구청장은 8월 17일 열린 서울시구청장협의회 회의에서 신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 또 수해보상금의 현실화와 문래동 소공인 침수피해에 대한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울러 안양천·도림천 복구비용의 국·시비 지원과 저지대 상습 침수구역에 대한 수해 예방대책으로 모아타운 추가지정 등을 건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는 인근 자치구보다 빠른 22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재난지원금 확보와 지급도 한 발 빨랐다. 우선 8월 27일까지 피해사실을 확정한 시설을 대상으로 국비 66억8000만 원과 시비 11억5000만 원을 교부 받아 총 95억 5000만 원을 확보, 추석 전 최대한 많은 주민들에게 지급했다.

아울러 구는 문래동 일대 소공인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문래동 현장 원스톱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신용보증재단 등에서 참여해 수해피해증명서 발급과 융자상담 등 다양한 정부지원사업에 대해 안내한다.

이재민에 대한 주거지원도 순항 중이다. 구는 8월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체결하고, 매입 임대주택 10가구를 임시 주거공간으로 마련했다. 또한 침수피해를 입은 취약계층 중 도움이 절실한 35가구를 선정해 집수리 지원을 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8월17일수해쓰레기치우는 8월 17일 최 구청장(가운데)이 구청 직원들과 함께 침수가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구는 또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 대비도 철저히 했다. 태풍 북상에 맞춰 수방기동대 82명이 긴급활동에 들어갔으며 수해방지를 위한 자재도 추가로 확보했다. 양수기는 1242대에서 400대 늘려 1642대를 확보했다. 모래주머니는 2000개 늘린 총 3만9400개를 취약지역 30곳와 동 주민센터 등에 비치했다. 아울러 침수방지 사업으로 역류방지기(역지변)와 차수판이 설치된 3235가구와 빗물펌프장 8곳, 수문 23곳, 간이 펌프장 7곳에 대한 일제 점검을 완료하고, 민간 건축 공사장 143곳과 안전관리가 필요한 아파트 등 제3종 시설물 11곳에는 관리주체에 가설울타리와 타워크레인 전도 방지 등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최 구청장은 “이번 수해로 피해를 입은 구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무원은 공공의 안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신념으로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