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의회 감정 결과로 피해규모 추산
독일, “폴란드 1953년에 이미 배상 포기”

이미지 크게보기 폴란드 집권 여당 대표 야로슬라프 카친스키(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추념 헌화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폴란드가 2차 세계 대전 피해에 대해 독일에 약 1조3000억 유로(약 1752조2700억 원)의 배상금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83년이 지나 폴란드 측도 배상금을 받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독일이 이미 일부 국가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한 적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83년 전 독일의 폴란드 침공이 있었던 1일(현지시간) 폴란드 집권 ‘법과정의당’(PiS) 대표이자 부총리인 야로슬라프 카친스키는 기자회견에서 폴란드 의회 2차대전 피해배상위원회가 2차 세계대전이 폴란드에 야기한 피해를 감정한 결과, 그 규모가 1조300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카친스키는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해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를 야기했다”며 “독일군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자비하고 가혹했고, 그 영향은 많은 경우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독일에 감정 결과에 따른 피해배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독일 나치군이 행한 모든 것에 대한 피해배상”이라고 말했다.

83년 이 지난 독일의 침공에 대해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친스키도 “피해배상까지는 길고 어려운 길이 될 것”이라며 “독일은 피해배상액을 한 번에 지급하기보다는 수십 년에 걸쳐서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카친스키는 “이미 전 세계 10여개국이 독일로부터 피해를 배상받았다”며 “폴란드가 이로부터 배제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독일 정부는 폴란드의 모든 피해배상 요구를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독일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피해배상 문제는 해결됐다”고 밝혔다. 또 “폴란드는 1953년 더 이상의 피해배상을 포기하겠다고 했고, 이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며 “이는 오늘날 유럽 질서의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은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39년 9월 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 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5500만~8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폴란드 사망자는 6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