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가로수는 횡단보도 주변에
심기 어려워 그늘막 병행 필요도”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한낮 기온이 32도까지 예보됐던 지난 8월 21일 시민들이 서울 광진구 서울숲 나무 그늘에서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로수에서 드리워진 그늘이 인공 그늘막보다 도시의 열을 식히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서울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폭염 기간이던 지난 7∼8월 서울 마포구, 중구 일대에서 이뤄진 현장 조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 현장 조사에서 가로수 그늘 기온이 주변보다 15.4도, 그늘막 그늘은 주변보다 8.4도 낮았다. 가로수로 생긴 그늘이 그늘막보다 표면온도가 7도 더 낮아 열 저감에 25% 더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가로수는 횡단보도 앞에 심을 수 없는 등 일부 한계가 있어 그늘막 설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보행 규모를 고려한 그늘막 크기와 열 저감이 가능한 소재를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7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 설치된 그늘막 아래에서 시민들이 햇빛을 피하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또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녹지 표면온도가 기온 대비 평균 10도 정도 낮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실제 서울시청 광장의 기온이 32.5도일 때 녹지인 천연잔디는 23.6도, 인조잔디는 47.4도로 표면온도가 측정됐다.

인도 등의 포장재별 열 저감 효과는 녹지, 돌포장이 가장 컸고 점토블록·투수블록, 고무칩, 목재데크, 인조잔디, 콘크리트·아스팔트 등의 순이었다. 특히 아스팔트는 측정 당시 기준으로 표면온도가 44.7도로, 녹지면보다 24.3도나 높았다.

이어 서울시가 폭염 대책 시설로 시청에 설치한 쿨링포그는 주변보다 12도, 바닥 분수는 주변보다 23.8도가량 열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원 측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별 고온 집중 구간(핫스팟)과 시민 이용도가 높고 활동이 많은 지역에 열 저감 시설을 적정 배치할 수 있게 하는 최적의 모듈을 연내 개발해 실제 시에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