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천 넘쳐 주민들 대피


8일부터 9일 오전까지 쏟아진 폭우로 인해 서울 도림천, 중랑천 등 곳곳의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 탓에 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주변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해야 했다. 시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산림청은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발령하고, 그 수준을 ‘경계’ 단계로 높였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동부간선도로는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인해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전면 통제됐다가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통제가 해제됐다.

이에 따라 전날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해 퇴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구모(여·32) 씨는 “안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중랑천이 훤히 보이는데, 시시각각 하천 수위가 달라져서 공포였다. 농구장이 수영장으로 변할 정도로 범람했다. 차로 출근해야 하는 남편은 밤새 출근길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관악산에서 안양천까지 이어지는 도림천도 범람했다. 관악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오후 9시 26분쯤 “도림천이 범람하고 있으니 저지대 주민께서는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동작구도 낮 12시쯤 “도림천 인근 신대방1동, 신대방2동 주민들은 임시주거시설인 동작구민체육센터로 대피하길 바란다”고 알렸다. 관악·동작구 거주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물 수위도 무섭지만 거센 빗소리와 사이렌 때문에 더욱 공포스럽다” “정전이 일어날 수 있으니 선제적으로 전자기기를 충전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현 상황을 적극적으로 공유해달라”는 등의 글이 공유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중·관악구, 인천 남동·부평구, 경기 부천·광명·군포시 등 전국 14개 시·군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33개 시·군엔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 용인시 용인서울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선 산사태가 발생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