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산한 시장 식품 물가가 지난해 2월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 농수산물 유통시장 일대가 추석(9월 10일)을 앞두고도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1~7월 물가 전년비 4.9% 올라

세계식량가격 큰폭 하락세 불구
국내 농축산물값 진정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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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국제 곡물가와 유가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고온·가뭄 등 기상 여건에 따른 국내 농산물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이른 추석(9월 10일)의 영향으로 최소한 가을까지는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내 소비자물가 안정을 앞당기고자 일부 품목에 대한 수입 물량 등을 늘릴 경우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해당 기간 소비자물가 평균을 전년도 같은 기간 평균과 비교한 전년 누계비 기준이다. 전년 누계비 변동률은 올해 1월과 2월 3.6%에서 3월 3.8%, 4월 4.0%, 5월 4.3%, 6월 4.6%로 점점 커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전월 대비 상승률이 매달 0%를 기록한다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7%가 되겠지만 추세적으로 볼 때 5%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긴다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처음이다.

그나마 원유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해 국내 물가 상승 추세가 가을쯤 꺾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90달러대로 진입했고, 곡물과 유지류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8.6%나 하락했다. 그럼에도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문제는 이른 추석으로 인해 국내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여전히 물가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농식품 분야의 경우 농산물은 6월 1.6%에서 7월 8.5%로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할 추석민생대책에도 단기적으로 일부 품목 수입 물량을 늘리는 조치가 있겠지만 가능한 비축 물량을 최대한 방출하고 유통 단계에서의 사재기 등을 막는 조치를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