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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부문 인원을 줄여 전기차 개발에 대한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6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는 최근 전기차 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 8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직원 3만1000여 명 중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력 감축을 통해 마련한 재원은 전기차 개발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포드는 전기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500억 달러로 늘리고, 2026년까지 연 200만대의 전기차를 팔겠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3월 독일 내 6개 공장에서 전체 12만 명의 근로자 중 최대 5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과 판매 대수에서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관련 예산을 4000만 유로에서 2억 유로로 늘렸다.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의 70%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혼다도 지난해 10년 만에 조기 희망퇴직자를 받았다. 약 20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1000명이 퇴사했다.

전기차업체들도 감원을 예고하고 있다. 리비안은 최근 직원 1만4000명 중 5%를 감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나스닥에 상장한 리비안은 전기 SUV, 전기 픽업트럭, 배달용 전기밴 등 3가지 모델을 구축하고 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1년 새 직원 수를 2배가량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 등 글로벌 공급망 붕괴가 전기차 판매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조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도 지난 6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율주행 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 분야 직원 200여 명을 해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카타르 경제포럼에 참석해 “앞으로 3개월 동안 전체 인력의 3.0~3.5%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임원들에게 보낸 ‘전 세계 채용 중단’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인력 10% 감축 방안은 일정한 급여를 받는 정규직 근로자 10%를 해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인력이 느끼는 위기감은 폭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에서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했다. 한국지엠은 물량부족으로 오는 올해 말 부평2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노조는 공장 재개와 노동자 안정을 위해 전기차 관련 투자 및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투자는 없다며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