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전세 안 나가자 GH 계약 주선 의혹
警, ‘측근’ 배모 씨 계약 개입 정황 포착

수원=박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택 옆집의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계약에 이 의원의 배우자인 김혜경 씨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 씨의 오랜 이웃인 전직 성남시 산하기관 직원 부부가 전세를 내놨다가 집이 나가지 않자 김 씨의 도움을 받아 GH와 계약을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돼온 가운데, 경찰이 그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경기도 공무원 배모 씨가 문제의 옆집을 부동산에 내놓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GH 판교사업단은 이 의원이 경기지사를 지내던 2020년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 200.66㎡(61평) 1채를 전세금 9억5000만 원에 2년간 전세로 빌렸다.

이 주택은 이 의원의 이웃집이자 배우자 김 씨의 친구인 A 씨의 시아버지 B 씨 소유로 A 씨 부부가 살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모두 이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각기 다른 시 산하기관에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GH 안팎에서는 A 씨가 자녀 결혼과 사업 등을 위해 부동산에 전세를 놓았으나 수개월째 나가지 않자 김 씨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적지 않다.

해당 주택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경찰은 최근 전세 거래를 맡은 부동산 중개업자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던 배 씨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 씨의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배 씨가 집주인 B 씨 대신 부동산에 전세 매물을 내놓았고, GH가 물건을 임대계약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4월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6월 GH 본사를 각각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한 데 이어 지난 3일 배 씨를 소환해 전세거래 과정 전반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월 이 의원의 이웃집 합숙소가 이 의원의 대선 공약 준비 등에 활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헌욱 전 GH 사장을 고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