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바이오기업 찾은 尹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 참석에 앞서 파크 내에 있는 바이오헬스 기업 아이엠지티 연구소에서 나노 약물 입자 크기 측정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대통령-권성동 문자 파장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이준석 향한 尹속마음 논란

당 일각선 “터질 게 터졌다”
“정무감각 참모 충원” 주장도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 수신 문자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생략한 채 곧바로 경기 분당시에서 열리는 비상경제민생회의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분당서울대병원 내 헬스케어혁신파크를 찾아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바이오헬스 창업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투자 활성화 및 규제혁신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여론의 시선은 경제대책보다 윤 대통령의 문자 파동으로 쏠렸다. 전날 국회에선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문자메시지가 포착됐다. 이 대표 중징계 사태에 윤 대통령 의중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관련 입장에 대한 질문에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이 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우연치 않은 기회에 노출된 메시지 1개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대통령실은 당일 도어스테핑이 없다는 취지에서 취재진에게 용산 청사 1층 로비에 설치된 언론사 카메라를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내부적으론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윤 대통령의 문자메시지에 담긴 의미와 그동안 대통령이 강조해 온 ‘당무 불개입 원칙’을 분리해 내야 하는 과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직후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잇단 논란을 결자해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친윤(친윤석열)계의 해묵은 감정은 대통령실 안팎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7월 이 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깜짝 입당하면서 갈등설이 처음 제기됐다. 이 대표의 당무 거부, 이 대표와 조수진 의원과의 공개 충돌 사건 등 대선 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선 기간 팽팽하게 이어온 갈등이 윤 대통령 당선 이후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터져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을 둘러싼 악재가 이어지면서 여권 내에선 ‘정무감각을 겸비한 참모가 충원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실 메시지가 정부 정책이 아닌 인사 논란 등으로 계속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