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포장하거나 매장서 식사

“너무 비싸서 배달 못 시키겠어요.”
서울 자취생활 8년 차 이제준(28) 씨는 “떡볶이를 배달시켰는데, 음식값 1만6000원에 배달비 5000원까지 총 2만1000원이 나와 충격을 받았다”며 “요즘에는 마트에서 재료를 사 온 뒤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평소 요리하는 걸 정말 싫어하지만,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생활을 하는 윤현상(23) 씨도 “조금 귀찮더라도 배달비를 아끼기 위해 음식점을 직접 방문해 포장하자는 게 주변 친구들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고물가·배달비’에 부담을 느껴 ‘NO 배달 음식’을 선언한 자취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22일 배달 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3300원이던 수도권 배달 대행료는 올해 들어 5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이는 배달 이용 하락으로 직결되는 모습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의 지난 5월 이용자 수는 약 3200만 명으로 전달 대비 100만 명 이상 줄었다.

자영업자들도 고물가·배달비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다. 경기 성남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영진 씨는 “배달 플랫폼을 이용할 시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에 배달비까지 1만8000원을 받고 있다”면서 “이 중 6000원이 배달 플랫폼의 기본 배달료로 빠지며, 중개수수료 1020원, 카드결제 수수료 405원, 부가세 743원을 빼면 남는 건 9832원으로 재료비와 인건비를 고려하면 사실상 이익이 없어 배달 서비스를 멈춰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비는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아낄 수 있는 대표적인 지출인 탓에 자취생들이 직접 음식을 조리하거나 포장을 하는 방향으로 저항감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