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적외선 감지로 관측·촬영 기능
반면 지구 적외선은 너무 강렬해
“하얗게 아무것도 안 잡힐 것”
적외선 조건 제외시 축구장 정도의
200m 크기의 물체 식별 가능할 듯
“우주에 지능 생물 100% 있을 것”

이미지 크게보기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JWST)’에서 우주 이미지 촬영을 담당하는 근적외선카메라(MIRCam)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마르시아 리케 애리조나대 교수. 애리조나대 홈페이지 캡처

25년 간 약 100억 달러(약 13조 원)가 투입돼 나사(미 항공우주국)와 유럽우주국, 캐나다우주국 등이 협력해 우주에 띄운 인류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JWST)’의 핵심장비인 근적외선카메라(NIRCam) 연구책임자는 18일 “제임스웹을 지구를 향해 돌리면 아마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WST의 NIRCam 연구책임자 마르시아 리케 미 애리조나대 교수는 1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사전녹음으로 방송된 인터뷰에서 ‘제임스웹으로 지구를 촬영한다면 에펠탑은 어느 정도 해상도로 보이냐’는 질문에 “지구에서 나오는 복사열, 적외선이 강렬하기 때문에 아마 그냥 화면에 하얗게 아무것도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다만 그는 “그런 점(적외선 조건)을 무시하고 제임스웹이 현재 있는 (우주 상의) 자리에서 지구상의 얼마나 크기가 큰 걸 잡아낼 수 있느냐만을 따져 본다면 200m 정도 되는 것까지는 잡아낼 수가 있다”며 “한 축구장 정도 되는 것, 그것은 잡아낼 수가 있는데 아마 에펠탑은 너무 작지 않을까. 사진에 나오기는 나오지만 그렇게 자세히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리케 교수는 또 현재 제임스웹의 우주 상 위치에 대해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져 있다”며 “그래서 생각보다 거리가 워낙 멀기 때문에 아주 자세한 것까지는 아마 볼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50만km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4배에 달하는 구간이다.

JWST 이전 최고의 우주망원경이었던 허블망원경의 경우 자외선이나 가시광선을 감지하는 광학 망원경이었다. 반면 JWST와 이에 장착된 NIRCam은 “주로 적외선을 감지하는 적외선망원경”이라고 리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제임스웹이 훨씬 더 크기가 크다. 길이가 6.5m에 달한다”며 “거기에 반해서 허블망원경은 2.4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JSWT는 이번 첫 우주 사진을 촬영·공개하며 지구로부터 약 1150광년(1광년은 빛이 초속 30만km로 1년 동안 나아가는 거리) 떨어진 ‘WASP-96 b’라는 천체의 대기를 분석해 수증기 형태의 물 성분이 있다는 점을 밝혀내기도 했다. 리케 교수는 “앞으로의 우리 계획은 지구의 대기와 분자 조성이 비슷한 그런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허블망원경으로는 불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대기 중에서 우리가 감지하고 싶은, 찾아내고 싶은 이런 분자들이 뿜어내는 빛이 파장이 훨씬 더 길다. 그래서 적외선으로밖에 감지해 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케 교수는 이날 ‘외계인이 지구를 다녀갔을까’라는 질문에 “참 말하기가 어렵다. 물론 제가 외계인이 지구를 왔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본 적은 없다”며 “그렇지만 만약 내일 제 뒷마당에 외계인이 착륙한다면 저는 환영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100%, 이 우주 안에 지구만큼의 지능을 갖춘 고등 생물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는다. 다만 우주가 너무 크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우리를 찾아올 수 있을까(싶다)”며 “한 20억 년 전 외계인들이 지구에 왔었다면 ‘여기는 진짜 별로 볼 게 없네’ 하고 그냥 떠나 버렸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