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화장실에서 출산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의류 수거함에 버린 비정한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판사 신숙희)는 8일 A 씨의 영아살해 및 아동복지법상 방임 사건 항소심에서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찰이 냈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 및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다른 자녀들도 계속 보살펴야 하고, 사건 당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황 속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 한 번 단란한 가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5시쯤 경기 오산시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남자아기를 출산해 방치하다가 20여 분 뒤 숨지자 수건에 싸서 집 주변 의류 수거함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사건 발생 나흘 만에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남편에게 혼외자 임신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A 씨는 한 살과 세 살짜리 자녀를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 등이 그대로 남아있는 지저분한 환경에서 양육하고, 아이들만 두고 수시로 외출하는 등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도 기소됐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