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측 “필터 내장 샤워기로 교체, 희망자에 이주조치 진행 중”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의 한 예비군 훈련대 관사 내에 있는 샤워기 필터에 수북하게 쌓인 녹색 이물질.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서울의 한 예비군 훈련대 내 관사 수질 관리가 엉터리로 되고 있어 군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27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부대 관사의 수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제보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9년 차 간부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지난해 8~9월부터 부대 숙소에서 생활하며 씻을 때마다 몸이 가려운 느낌이 들었고, 녹물이 계속 식별됐다”며 “이런 물로 계속 씻다 보니 피부에 트러블이 나기 시작했고 피부가 너무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제보를 증명하는 차원에서 자신이 사용했던 샤워기 필터의 사진을 찍어 첨부했다. 사진 속의 필터엔 정체 불명의 녹색 이물질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제보자는 “관사에 쓰이는 물탱크와 기간병들이 쓰는 물탱크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어 병사들 또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병사들도 종종 가려움이나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고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보를 하기 전 지난 4월에 숙소 관리자와 상급부대에 수질상태 등을 개선해달라는 연락을 수차례 했지만 바뀌는 게 없었다”며 “이게 2022년도 군대 관사에서 봐야 할 모습인지 모르겠다. 그저 쪽팔린 줄을 알았으면 좋겠기에 제보한다”고 꼬집었다.

제보자는 또 “수질관리뿐 아니라 겨울에는 보일러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찬물로 샤워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보통 7일 중 5일을 찬물로 씻었다”며 부대 측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부대 측은 “해당 숙소의 샤워기를 필터가 내장된 제품으로 교체해 추가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이주 희망자에겐 대체 숙소를 마련해 이주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