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1면에 장문의 사설
“최강 자위력”등 核 우회 언급

북한이 4일 노동신문 1면에 1만 자가 넘는 분량의 사설을 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10년 성과를 부각하고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 선전 매체들은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50주년을 맞는 이날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며 한반도 정세 악화 원인을 남측에 돌렸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김정은 시대는 우리 인민의 반만년의 숙원이 성취되는 영광의 시대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외세의 침략과 간섭 책동을 영원히 끝장내는 유일한 방책은 누구도 범접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절대적 힘, 세계 최강의 자위력을 소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절대적 힘’ ‘세계 최강의 자위력’ 등은 핵무기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는 적대세력의 그 어떤 시도도 사전에 제압 분쇄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추었다”며 “우리의 군사 기술적 강세는 불가역적이며 항구적”이라고도 강변했다. 이는 지난 4월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국가 근본이익 침탈 시도가 있을 때 핵을 사용하겠다’고 했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재언급한 것이다. 북한은 1만 자가 넘는 분량의 이번 논설을 북한의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 실어 대대적인 내부 결속 의도도 내비쳤다.

북한은 대외선전 매체를 중심으로 한 대남 비방전도 이어갔다. ‘조선의오늘’은 7·4 성명이 발표된 지 50년째인 이날 ‘50년의 역사가 보여주는 것은’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까지도 조선반도(한반도)에서는 대결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그 원인은 역대 남조선 당국이 자주, 평화통일, 민족 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외면하고 북남(남북)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 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남한에 돌려 정세 악화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