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177곳 대상 조사

“상반기 매출 감소” 97.4% 달해
55.3%는 “사업중단·축소 고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10곳 중 9곳이 도시 전면 봉쇄와 같은 중국 정부의 고강도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인해 경영상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상하이(上海)지부가 중국에 진출한 177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88.1%는 ‘경영에 피해 및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가장 피해가 큰 분야(중복선택)는 32.9%를 기록한 판매(영업)였고, 유통(18.2%), 생산(13.5%), 재무(13.2%) 등이 뒤를 이었다.

매출과 투자 감소도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97.4%에 달했고, 이 중 1년 전보다 매출 감소율이 50%가 넘는 기업은 전체의 31.4%였다. 응답 기업의 95.5%는 매출 감소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투자와 고용이 감소한 기업은 각각 전체의 69.9%, 66.7%였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따른 애로사항으로는 ‘이동 제한’과 ‘영업·마케팅 활동 제한’(이상 16.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물류·공급망 차질’(15.9%), ‘불투명·불확실한 방역정책’(15.3%), ‘방역 부담감’(9.9%), ‘현금흐름 차질’(9.8%) 순이었다.

중국 정부 통제에 따라 장기간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해지는 경험을 거치며 기업 심리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중국 사업 계획에 대해 응답 기업의 55.3%는 ‘사업 축소·중단·철수·이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기존 사업계획 유지’는 35.9%, ‘사업 확대’는 7.3%에 그쳤다. 기업들은 중국 정부에 ‘예측 가능한 방역 정책’(20.2%), ‘정부 보조금 지급’(18.2%), ‘세금 인하’(17.9%), ‘임대료 할인’(17.2%) 등의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영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한·중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우리 정부와 관계 기관은 현지 기업의 상황을 중국 정부에 알리고 피해에 대한 지원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기업뿐 아니라 대부분의 외자 기업이 비슷한 애로와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만큼 진출 기업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