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논란

전경련‘고용감소 전망’보고서
“노동계案 따르면 34만개 줄어”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으로 인상(9.2%)될 경우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노동계 요구대로 1만890원으로 18.9% 올릴 경우 일자리 감소 규모가 34만 개로 커질 것으로 진단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런 내용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규모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0년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 탄력성을 추정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전망했다. 고용 탄력성은 당해 연도 최저임금 변화율을 일자리 변화율(감소율)로 나눠서 계산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이 각각 16.4%, 10.9% 인상된 2018년과 2019년 일자리 감소 규모가 최소 15만9000명, 27만7000명인 것으로 추정했다.

고용 탄력성 수치에 근거해 추산한 결과,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으로 오를 때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1만890원으로 인상하면 34만 개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업체, 숙박·음식점업의 일자리가 특히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파악됐다. 최저임금 1만 원이 되면 5인 미만 사업체에서 최대 7만1000개가, 숙박·음식점업에서는 4만1000개까지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최 교수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영세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최저임금이 1만 원일 때 서울에서 5만 개, 부산·울산·경남에서 최대 3만3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이 많고, 부산·울산·경남은 영세 중소기업이 많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청년층(15~29세), 정규직에서 각각 4만5000개, 2만8000개 고용이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원자재 공급난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충격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며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