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혐오’ 난무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자택인 서초 아크로비스타 맞은편 서울회생법원 정문 앞에서 인터넷언론 서울의 소리 등이 스피커 등을 이용해 집회를 열고 있다. 김대영 기자

尹 대통령 자택 앞 소음·욕설
진보 단체 “이정도는 참아야”

文 전대통령 마을주민도 고통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 양산=박영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초동 자택 앞에서 열리고 있는 ‘맞불 시위’에 대해 “법에 따른 국민의 권리이니까 거기에 대해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 시위와 관련,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 다 법에 따라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언급 않겠다”고 했지만, 극심한 보수·진보 진영 대결 속 증오심을 바탕으로 열리는 전·현직 대통령을 향한 ‘데칼코마니’ 집회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사 ‘서울의 소리’는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에서 벌어지는 반문(반문재인) 시위에 맞서 전날 오후 윤 대통령 자택인 서초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은 욕설과 증오의 감정으로 가득했다. 서울의 소리에 반대하는 신자유연대가 인근에서 함께 맞불 집회를 열면서, 양측 참여자들은 “보수 꼴통들” “‘개딸’들이 왈왈거리네”라며 욕설을 주고받았다. 집회 참여자 간 충돌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자, 경찰이 나서 제지하기도 했다.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아느냐’는 물음에 “이곳은 창문을 닫으면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양산 주민들은 옛날 집에 살고 있어서 소리가 다 들린다”며 “이 정도 시끄러운 것은 참아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시간 문 전 대통령이 사는 평산마을에서도 10명가량이 시위를 이어 나가고 있다. 1인 시위자 2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애국가·장송곡 등 차량 스피커와 확성기를 통해 틀고 있고, 1인 유튜버 2∼3명은 쉬지 않고 연설을 하고 있다. 양산경찰서에는 현재까지 평산마을 집회와 관련해 시설보호요청 등 주민 민원 55건과 200여 건의 112 신고가 접수돼 있다.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아크로비스타 주민 이철우(63) 씨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인도가 통제된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65) 씨도 “이 모습은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