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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시장을 선도하며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난 방탄소년단(BTS·사진)이 데뷔 9년 만에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최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환담을 갖고 평화와 화합을 외치는 등 쇼비즈니스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선 그룹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K-팝 팬덤을 비롯해 국내외 언론, K-팝 업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BTS 멤버들은 14일 공개한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가 잠깐 멈추고, 해이해지고, 쉬어도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며 단체 활동 중단의 배경으로 ‘개인의 성장’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음악을 통해 전 세계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BTS의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내 손 위에 있던 느낌인데 그 뒤부터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 어떤 이야기와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되게 중요하고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면서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번 결정이 BTS의 활동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향후 각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시작한다. 첫 주자로 손꼽히는 제이홉은 “개인 앨범에 대한 BTS의 기조 변화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며 “BTS의 챕터2로 가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TS의 단체 활동 중단으로 구심점을 잃은 K-팝 시장은 당분간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빌보드 등 주요 차트를 석권하던 BTS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K-팝 팬덤이 이탈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오히려 다른 K-팝 그룹들이 도약할 기회를 맞게 될 것이란 긍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