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례에 따라 이번 달 군축회의 순회의장국 맡게돼
탄도미사일 발사, 핵실험 징후에 회원국들 문제 제기

이미지 크게보기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 앞서 이번 달 순회의장국을 맡은 북한의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가 의장석에 앉아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6월 한 달 동안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의 순회의장국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수십 개 회원국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P 및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 본회의에서는 미국과 영국, 호주를 비롯해 거의 50곳에 달하는 국가가 공동 성명을 내고 북한의 순회의장국 취임을 비판했다. 한국과 일본도 성명에 참여했다. 제네바 군축회의는 수십 년 동안의 관례에 따라 국가명의 영문 알파벳 순으로 의장국을 돌아가며 맡는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 순회의장국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최근 북한의 군사 도발 움직임에 따라 이 같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북한이 의장국을 맡는 동안 기구 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군축회의의 기본적 가치를 심각하게 약화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우려한다”라고 밝혔다. 또 “북한의 의장국 임기 동안 우리의 건설적인 참여는 어떤 방식으로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북한의 행동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나 인정으로 해석돼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국가는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를 포함해 북한의 계속되는 대량파괴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역량 개발을 깊이 우려한다”라며 “2022년 초부터 북한은 전례 없는 일련의 미사일 실험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성명 참가국들은 “북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안 하에서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하고, 불안정한 행동을 중단하며,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폐기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다만 중국,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러시아 등은 북한의 순회의장국 취임에 지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한대성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는 “나의 조국은 아직도 미국과 전쟁 상태”라며 각종 무기 시험에 대해 북한의 방위권을 위한 것이란 입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군축회의 순회의장국 역할에 관한 질문에 “핵 비확산 문제에 관해서는 북한이 책임 있는 행위자와 거리가 멀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사실 북한은 국제적 비확산 규범과 관련해 안정을 심대하게 해쳤다”고 비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