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검찰개혁 내세운 文정부, 특수수사는 역설적으로 강화”

‘표류하는 검찰 개혁, 다가오는 검찰공화국’ 보고서 발간

이미지 크게보기 3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정부 5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발간 기자브리핑에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관계자들이 발간된 보고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참여연대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의 특수수사를 활용하는 모순적 태도”를 비판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오병두 소장은 30일 ‘문재인 정부 5년 검찰 보고서 종합판 - 표류하는 검찰개혁 다가오는 검찰 공화국’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또 다른 ‘적폐’로 지적된 검찰의 특수수사를 적극 활용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적폐 수사 과정에서 특수수사 역량이 역설적으로 강화됐다”며 “특수수사는 용인하면서 형사부 사건에서는 직접 수사를 축소하는 절충을 택했는데, 이는 당초의 검찰 개혁 구도에서 상당히 이탈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서 참여연대는 “(검찰 개혁) 입법 과정에서 애초 의도했던 검찰 권한은 예상만큼 축소되지 않았고, 경찰 권한은 충분한 견제 장치 없이 확대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6200명에 이르는 검찰청 내 수사관은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큰 증감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검 조직은 과거 수사 지휘를 총괄하던 기존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반부패·강력부는 수사지위·지원과를, 공공수사부는 공안수사지원과·선거수사지원과·노동수사지원과를 두고 있다”며 “직접 수사권을 제한했음에도 검찰 조직은 인적·조직적 쇄신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했지만, 참여연대는 오히려 향후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는 부패 범죄와 경제 범죄로 축소됐는데, 법 문장으로 보면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규정된다”며 “중요 범죄를 열거하고 ‘등’을 첨가했기 때문에 향후 이에 관한 해석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사 개시의 범위가 대통령령에 위임된 만큼 윤석열 정부가 입법을 우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사법적 수단에 의한 정치’ ‘정치의 사법화’는 이제 윤석열 정부 아래에서 ‘검찰에 의한 정치’로 옮아가고 있다”며 중대범죄수사청 등 전문적 수사기관 설치, 수사절차법 제정을 통해 검찰 권력과 정치권력의 단절을 지속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검찰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적발되는 비위 행위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참여연대가 분석한 ‘검사 징계 현황’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처분한 검사들은 총 51명이었다. 구체적으로 해임 3건, 면직 5건, 정직 12건, 감봉 12건, 견책 19건이다. 징계 사유는 직무상의 의무 위반·직무 태만 11건, 뇌물·향응 수수 8건, 부적절한 지휘·감독권 행사 및 지휘·감독의 의무 위반 8건, 재산변동 신고 누락 6건, 사건관계인과 부적절한 관계 3건 등이 있었다. 특히 품위유지 위반 징계 사유로는 언어폭력 7건, 성비위 5건, 음주운전 5건, 재물 손괴 및 폭력 3건, 도박 1건 등이 있었다.

A 검사는 지난 2014년 6월경 공무원으로부터 청탁을 목적으로 1억 원을 수수해 2017년 해임 처분을 받았다. B 검사는 올해 4월 겸직허가를 받지 않고 9권의 책을 출판, 인터넷 상품 홍보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도 했다. C 검사는 지난 2016년 같은 청 소속 실무관에게 사적인 만남을 반복적으로 제안했으며 2017년 5~6월엔 동료 여검사에게 사적인 만남을 제안, 둘이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여검사의 신체를 접촉해 징계 처분을 받았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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