盧추도식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님, 약속 지켰습니다”

추도식에선 공식발언 없이 페이스북에 소회글 남겨
2017년 ‘성공한 대통령으로 다시 찾겠다’ 약속 언급

오전 일찍 봉하마을 도착해 권양숙 여사 등 만나
점심엔 이재명 등 민주당 지도부와 도시락 오찬

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3주기 추도식을 맞아 “약속을 지켰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님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며 “약속을 지켰습니다. 감회가 깊습니다”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약속’은 2017년 5월 취임 직후 추도식에 참석해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라고 말한 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또 “아내(김정숙 여사)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며 “그리운 세월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늘 깨어 있는 강물이 되어 결코 바다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처럼”이라는 소회를 남기기도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였던 노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난 9일 퇴임 후 첫 공식 외부 행사이기도 했다.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이보다 훨씬 이른 이날 오전 9시 50분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도착했으며,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그를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 오는 6월 1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만났다. 점심에는 이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권 여사가 준비한 도시락으로 오찬을 했다.

추도식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공식 발언 순서가 따로 없었다. 다만 정 이사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특권과 반칙을 배격하고 원칙과 상식을 기반으로 정의로운 나라, 시민이 자유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아달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그토록 바랐던 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늘 ‘사즉생’의 자세로 사셨다”며 “잘나가던 변호사에서 힘없는 이들을 돕는 인권변호사로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의 실현을 위해 앞장섰고, 당선이 확실시되는 종로를 버리고 험지 부산에 내려가 망국적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다”고 강조했다.

박준희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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