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례적 ‘직접 운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사망한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관을 22일 운구하고 있다. 23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우리 군의 원로였던 견실한 혁명가를 잃은 크나큰 상실의 아픔을 금치 못하시며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영구발인식에 참석해 영구를 메고 발인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 대응방향 고민중” 관측에
현철해 원수 사망도 고려한듯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순방 기간을 전후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7차 핵실험 등 도발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23일 오전 현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 나온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핵에는 핵으로 대응’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확장억제 전략이 명시됐지만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는 등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조선중앙통신 등은 위협성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분석을 통한 대응방향을 고민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아무래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도발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일정을 마치고 복귀하는 날짜에 맞춰 ICBM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지난 3월 16일 발사에 실패한 화성-17형 재발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미국의 CNN 방송은 지난 17일 미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 ICBM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정황 등을 근거로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48∼96시간 내 ICBM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사망한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22일 발인식과 영결식에 모두 참석했고, 특히 시신이 든 관을 직접 운구하는 등 극진한 예우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영결식에도 참석한 만큼 ICBM이나 핵실험 도발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미 정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북한의 코로나19에 따라 백신·치료제를 제공하겠다 밝힌 만큼 ICBM 도발은 한·미의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도발을 망설였을 수도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21일 누적 발열 환자는 281만4380여 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통계가 정확도가 낮은 만큼 발열 환자와 사망자는 최소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