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佛 총선 한 달 앞두고 여론조사

사회당+녹색당+공산당
28% 지지율로 선두 질주

마크롱 정년연장 정책 ‘역풍’
집권당 2위 추락땐 개혁 좌초

프랑스 총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좌파 동맹(뉘프·NUPES)’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4월 대통령 선거에서 60% 가까운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이 다수당에 등극하지 못할 가능성이 대두하는 가운데, 이 경우 연금 개혁 등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정치가 좌절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도이체벨레(DW)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만연한 분노를 이용해 좌파 정당들이 (1차 투표, 결선 투표에 이은) 대선 3라운드를 치르려 한다”고 평가했다.

16일 DW가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오는 6월 12일 하원 577석을 결정하는 프랑스 총선에서 좌파 동맹이 28%의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성향 정당 ‘르네상스’, 3위는 극우 성향 마린 르펜 대표의 ‘국민연합’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 대선 이후 극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대선 1차 투표 당시 현재 좌파 동맹을 이끄는 장뤼크 멜랑숑(당시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후보) 대표는 3위에 그쳤으며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대표가 각각 1·2위를 기록, 결선 투표에 진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좌파 동맹은 멜랑숑 대표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사회당, 녹색당, 프랑스 공산당이 뭉친 선거 연합이다. 특히 사회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동맹이 될 뻔했으나 막판 사회당이 극적으로 참여하며 바람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좌파 동맹은 총선 승리 후 멜랑숑 대표를 총리로 추천한다는 데 동의했다.

DW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유토피아적이라고 여겨졌던 프로젝트”라면서 “대통령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다수당의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고 그들과 함께 통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경우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 기간 핵심 과제로 내세웠던 연금 개혁의 좌초가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당시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의 일환으로 현 62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리겠다고 공약했으나 이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 같은 반발은 지난 1일 10만 명이 참여한 노동절 시위에서 표면화된 바 있으며, 당시 멜랑숑 대표도 시위에 참여했다. DW는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면 연금 개혁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은 테이블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