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역사적 사건 한 개 추가
국민공감 얻을 수 있을지 우려”

野는 개헌정개특위 구성 제안

윤석열 대통령은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입장엔 변함이 없지만 이를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은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5·18정신의 헌법 수록 문제는 여타 개헌 과제와 함께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국회 내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헌정특위)’ 구성을 여당에 전격 제안하고 나서 5·18정신 전문 수록 문제와 함께 분권형 권력구조 등 정치개혁을 위한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역사적 사건 하나를 헌법에 넣기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여권이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소속 국회의원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막상 ‘원 포인트 개헌’ 추진은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통령실의 다른 관계자는 “개헌 논의를 시작하면 불필요하고 의도하지 않은 개헌 논쟁에 휩쓸려 정국의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1월 10일과 올해 2월 6일 등 두 차례 광주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5·18정신은 헌법 전문에 올라가야 한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 합의에 의해 헌법 개정이 될 경우 전문이 되는 게 타당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 그의 대선 공약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빠졌었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5월 30일부터 시작되는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현재 정치개혁특위를 확대 개편해 헌법개정정치개혁특위, 약칭 헌정특위로 새롭게 구성해 정치개혁과 함께 헌법 개정을 이어가자”고 여당에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전제한 뒤 “대통합과 역사의 새 장을 열려면 실천으로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