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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소멸 지자체 ‘고육책’
기본법 19~34세로 정의 불구
청년지원 받을 대상 부족한 탓
고령화 심각한 곳들 ‘기준상향’
창녕·의령 등 49세까지로 올려
의령=박영수 기자·전국종합
‘인구소멸’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원할 청년이 없다”며 너도나도 청년 나이를 49세까지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정부나 광역자치단체에서 청년정책자금이 내려와도 연령 범위가 좁아 사업비 집행대상이 부족한 데다 청년 나이를 올리는 인근 지자체와의 귀농·귀촌 청년 지원사업 경쟁에서 혹시 불이익을 당할까 봐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2020년 8월 제정된 ‘청년기본법’은 청년을 19세 이상 34세 이하로 정의하고 있지만, 인구가 소멸 중인 군 지역을 중심으로 조례로 청년 연령을 45세, 49세까지 올리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경남 창녕군의 경우 지난해 청년 기준을 19∼39세로 적용해 청년 지원사업을 추진했으나 청년 인구가 전체 군민의 15.3%(9213명)밖에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창녕군은 지난해 말 조례를 개정해 청년 기준을 49세까지 높였다. 이에 따라 창녕군의 청년 사업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전체 인구의 26.7%인 1만9054명으로 늘어 사업 추진에 숨통이 트였다.
인구가 2만7000명인 인근 의령군도 청년정책을 추진해도 수혜자가 부족해 지난해 청년 기준을 39세에서 49세로 올렸다. 고령화 및 인구감소로 고민 중인 합천군과 산청군도 인근 지자체의 움직임에 귀농·귀촌 청년유치 사업 등에서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합천군은 청년 기준을 34세에서 49세로, 산청군은 39세에서 45세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년 인구(19∼34세) 비율이 15.9%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전남 지역의 경우 22개 시·군 중 함평·완도·진도 등 무려 14개군이 청년 연령을 49세까지 정해놓았다. 충남 청양군도 2017년 청년지원 조례 제정 당시 청년을 18∼34세로 정의했지만, 이듬해 45세까지 높여 ‘청년 인구’를 2800명에서 6000명으로 늘렸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4월 발표된 국무조정실 청년 통계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자료(2021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243곳 중 청년 나이를 18·19∼39세로 정한 곳은 121곳(49.7%), 18·19∼34세 46곳(18.9%), 18·19∼49세 25곳(10.2%), 18·19∼45세 22곳(9.0%) 등이다. 청년기본법과 동일하게 연령 범위(19∼34세)를 정한 곳은 41곳(16.8%)에 불과하다. 청년 연령대의 진폭이 가장 큰 지자체는 전북 장수군(인구 2만1624명)으로 15세 아들과 49세 아버지가 조례상 동일한 청년이다. 경남 의령군 관계자는 “도시 지역은 청년 기준을 34세까지 정해도 정책수행 대상이 많지만, 우리 군과 같은 농촌 지자체는 고령화 지역이어서 청년 사업을 펼치기 어렵다”며 “청년 연령을 올려야 지원 혜택이 늘어나 그나마 귀농·귀촌하려는 40대의 전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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