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원 참배 뒤 퇴임연설

“남북관계 나아가지 못한 건
넘기 힘든 장벽 때문” 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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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얼굴) 대통령은 9일 “지난 5년은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경제 등에서 이제 선진국이며 선도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서 지나친 자화자찬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임기 마지막 날을 맞은 문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과 용산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묘역을 잇달아 참배한 뒤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가진 퇴임연설에서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 동안 있었던 많은 자랑스러운 일들이 대부분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일어났다는 게 너무나 놀랍다”며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대한민국은 어느덧 민주주의, 경제, 수출, 디지털, 혁신, 방역, 보건의료, 문화, 군사력, 방산, 기후위기 대응, 외교와 국제협력 등 많은 분야에서 선도국가가 돼 있었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부동산 가격 급등, 한·미 동맹 약화 등 각종 정책 실패에는 눈감고 업적을 미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고조되던 한반도의 전쟁위기 상황을 대화와 외교의 국면으로 전환시켰다”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이 아니라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책 실패 인정 대신 ‘남 탓’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임기 5년의 마지막 분기(올해 1∼3월) 평균 지지율이 42%로 1987년 이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두고 갈라치기 정책과 지지층만을 겨냥한 정치의 반사이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