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합니다 - 이동기(31)·김지혜(여·32)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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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여름, 제(지혜) 친구가 소개팅을 주선하겠다며 연락처 하나를 줬어요.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이 남자, 완전 무뚝뚝한 데다 적극적인 모습이 전혀 없었죠. 소개팅 기대감이 없어졌어요. 게다가 소개팅 당일 제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해서 몸이 아팠어요. 소개팅을 파투낼까 고민하다 소개해준 친구 얼굴도 있고 해서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옷을 대충 챙겨 입고요. 소개팅남을 보자마자 “고기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남편도 소개팅에 나오면서 큰 기대를 안 했대요. 싱글로 오래 지내다 보니 누굴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없던 상태였다고 해요.

그날 사실 갈수록 열이 나서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경찰인 남편이 일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말해줬던 것 같은데…. 그냥 맞장구만 잘 쳐줬어요. 그런데 남편은 그날 제 모습이 참 밝아서 좋았답니다.

소개팅 이후 남편이 연락해왔어요. ‘좀 더 만나볼까?’하는 마음으로 연락했다는데, 1년도 안 돼 결혼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남편과 제가 짝이 될 수 있었던 건 다른 성격 덕분인 것 같아요. 남편은 부끄러움이 많고 저는 적극적인 편이에요. 사귀고 나서 뽀뽀를 안 하길래 “왜 뽀뽀 안 해?”라고 묻고 나서 바로 제가 해버렸죠. 남편 말로는 첫 뽀뽀도 계획이 다 있었대요. 몇 주 후 커플 여행이 예정돼 있었는데 그곳에서 하려고 했다는 거예요.

결혼도 제가 하자고 해서 했어요. 연애한 지 두 달쯤 됐을 때 남편과 맥주 마시다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왜 우리가 결혼해야 하는지 워낙 잘 설명해서인지, 남편이 홀라당 넘어왔습니다. 혼인신고부터 하고, 같이 살고 있습니다. 결혼식은 오는 10월에 치를 예정이에요. 남편은 요새 이렇게 말합니다. “혼자 살았을 때 퇴근하고 불 꺼진 방에 들어올 때 허전함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안정된 느낌을 받아서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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