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글 발췌·왜곡해 마녀 만들어”
정 씨 “허위사실 유포자 한 분도 예외없다”

이미지 크게보기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씨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취지를 설명하다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정 씨는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조 전 장관과 방송인 김어준 씨,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진우 전 기자를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정 씨는 이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대표와 동행했다. 강 변호사는 조 전 장관에 대해 “2014년 고교 2학년이었던 정 씨가 친구 10명 정도에만 공개했던 A4 용지 두 장 분량의 글에서 두 줄을 발췌해 2017년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림으로써 당시 탄핵 집회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당시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 “돈도 실력이야. 불만이면 종목을 갈아타야지. 남의 욕하기 바쁘니 다른 거 한들 성공하겠니” 등 정 씨의 개인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강 변호사는 ‘돈 없는 너의 부모를 욕해’라는 발췌글에 대해 “정 씨가 친구와 다툰 후 나눈 우발적 대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을 상대로 했던 이야기가 전혀 아니었고 그런 취지도 아니었다”며 “전체 내용은 굉장히 길었는데 그렇게 발췌·왜곡해 정 씨를 국민에게 가장 나쁜 마녀로 만들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 안 의원과 관련해서는 “정 씨 가족이 300조 원을 해외에 숨겨놨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뜨렸다”며 “이제 와서 ‘말도 꺼낸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씨와 주 전 기자도 방송을 통해 온갖 이야기를 해왔다”며 “특히 주 전 기자는 정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암시를 수도 없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 씨는 “제 인생이 망가지게 된 것은 국회의원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 유포와 최소한의 확인 없이 받아적은 언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내 굳은 표정이던 정 씨는 이후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쳤다. 정 씨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소하고 왔다. 허위사실 유포하신 의원님들 한 분도 예외 없다”며 “좌우(진영)를 막론하고 두 번 다시 허위사실로 일상이 망가지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