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대모비스 ‘엠브레인’ 기기의 착용 방식과 경고 방식을 설명한 그림. 운전자의 뇌파를 실시간 감지해 시각(운전석 주위의 LED), 청각(헤드레스트 스피커), 촉각(진동시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주의 운전을 경고한다. 현대모비스 제공
■ 車업계 ‘인 캐빈 센싱’ 기술개발 경쟁
- 운전자가 졸고 있다
현대모비스 신기술 ‘엠브레인’
집중력 떨어지면 목 주변 진동
- 車 주인이 확실하다
제네시스 GV60 페이스커넥트
얼굴 인식해 키 없이 잠금 해제
생체인식이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구현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운전자가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 음성으로 목적지를 변경하거나 경유지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다. 얼굴 인식으로 차량 문을 열고 동공을 분석해 제대로 운전을 하고 있는지 파악한 뒤 경고도 해준다. ‘편의성’과 ‘나만의 차’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생체 기술을 놓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졸고 있나’ 뇌파 측정해 경고 =2일 운송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공공버스 운전기사들은 졸음운전을 하는 등 주의력이 떨어질 때마다 목 주변 등에서 진동과 소리로 ‘경고’를 받는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뇌파 측정 기반의 헬스케어 신기술 ‘엠브레인’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엠브레인은 운전자가 이어폰 형태의 센서를 착용하면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확인하고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소프트웨어다. 이를 통해 운전자의 주의력, 피로도, 스트레스 정도를 점검하고 안전사고 예방 경고 등을 전달한다.
실제 사고 위험 예방 효과도 입증되면서 생체 인증 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가 경기연구원과 지난 1년간 엠브레인 적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운전자의 졸음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식후 시간대의 ‘부주의’가 3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주의는 졸음운전이나 전망을 주시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을 의미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연말까지 엠브레인을 적용한 경기도 공공버스를 300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60에 적용된 ‘페이스 커넥트’ 시스템. 자동차가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차 키나 스마트폰 없이도 차량 도어를 잠금 및 해제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동공 상태로 운전자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운전자 상태 경고 시스템(DSW)’ 기술은 이미 상용화됐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DSW는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을 때 경고하는 기능으로, 얼굴의 방향과 눈 감김 정도만 인지하던 기존 수준에서 한 단계 발전해 더 안전한 주행 환경을 지원한다. 동공과 얼굴 방향으로 파악한 운전자의 상태 정보를 차의 속도, 기어 조작 각도 등의 정보와 종합 분석해 차선 이탈이나 침범 위험 등을 감지하고 경고등과 경보음, 진동 등으로 경고해 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BMW는 운전대에 심장박동 수 측정 센서를 탑재해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아자동차는 안면근육, 심장박동 수 등 신체의 여러 곳을 동시에 읽어 내는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을 개발했다. 카메라와 초음파, 레이더 센서 등을 통해 운전자의 표정, 심장 박동, 호흡 등을 분석하고 조명, 음향 등을 자동 조율한다. 기아차는 스티어링 휠 스위치 부분에 음주운전 판단 가능 기술도 적용할 계획이다.
◇‘인캐빈 센싱’ 시장 올해 3조 원 수준까지 성장=생체 인식 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캐빈(In-Cabin·차량 내부) 센싱’ 시장도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차량 탑승자 센싱 시스템 시장은 2017년부터 6년 동안 매해 평균 6.9%씩 성장해 올해에는 20억 달러(약 2조38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생체인식 기술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면서 “디자인과 성능뿐만 아니라 생체인식 기술도 또 다른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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