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연경이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하며 자신을 환영하는 배구팬을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김연경은 올림픽을 마친 뒤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뉴시스

곤살레스 女대표팀 감독 ‘벽돌 집짓기론’
임도헌 男대표팀 감독 ‘정밀 스피드 배구론’

‘월드클래스’ 김연경은 더는 없다. 그의 빈자리는 원팀으로 대신한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오르며 세계 무대의 중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림픽을 마친 뒤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재계약을 포기했고, 레프트 김연경과 센터 김수지, 양효진 등 주축 선수가 대거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자칫 정상의 순간에서 끝 모를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을 선임해 새로운 반등에 나섰다. 곤살레스 감독은 전임인 라바리니 감독 시절 코치로 보좌했던 만큼 지도자 교체의 충격을 최소화할 적임자로 꼽혔고, 2024년까지 여자배구대표팀을 책임진다.

곤살레스 감독은 28일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남녀 배구대표팀 감독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제부터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라며 “협회와 구단, 선수가 벽돌이 되어 새로운 집을 지어야 한다. 특히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성실하며 대표팀에 대한 의지가 확실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연경 등 주전의 빈자리는 곤살레스 감독이 “김연경 같은 선수를 다시 찾기란 쉽지 않다”고 인정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우리는 원 팀이 되어 어떤 배구를 할 것인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 선수 각자가 가진 장점을 최상의 경기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의 앞에 놓인 커다란 바위가 움직일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밀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곤살레스 감독이 제시한 최종 목표는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권 확보다. 특히 국제배구연맹(FIVB)이 대륙별 출전권 배분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랭킹과 올림픽 예선전을 통해 본선 출전권을 나누기로 해 꾸준한 랭킹 관리가 필수다. 이에 곤살레스 감독은 “앞으로 매 세트, 매 경기에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만큼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최상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나와 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면서 “과거의 방식이 100m 달리기였다면 이제는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다. 매 경기 마지막인 것처럼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도헌 남자대표팀 감독 역시 비슷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특히 국제대회 경험이 여자대표팀보다 더 적었다는 점에서 오는 7월 서울에서 열릴 챌린저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부담이 추가됐다. 임 감독은 “힘이 좋고 빠른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스피드와 파워를 향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장점인 정교함, 그리고 범실을 줄이기 위한 조직력 강화가 필수다. 파워 배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확도 높은 스피드 배구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