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오늘도 헛걸음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산회 및 추후 일정 재조정 결정이 내려진 직후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정의당 의원 이틀째 불참
2015년 이후 첫 법정시한 넘겨
與野 자료제출·향후일정 조율
민주당 “핵심자료만 요청할것”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틀째인 26일 또다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30분 만에 산회했다. 이날 파행으로 한 후보자 청문회는 법정 시한(임명동의안 등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을 넘기게 됐고, 여야는 협의 끝에 다음 달 2~3일 양일간 다시 청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 후보자 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 열렸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 8명 중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과 비교섭단체 몫으로 특위에 참여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2명만 참석했다. 이들은 한 후보자 측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재차 비판하고, 청문회 일정 재조정을 요구했다. 강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새 총리 후보자에 대해 국민 눈높이, 공정, 상식의 잣대로 꼼꼼히 철저하게 의혹을 검증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며 “(향후) 우리도 핵심 자료만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여야 간 새로운 일정으로 협의하는 것이 오히려 청문회를 여야가 함께 국민께 잘 보여드릴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청문회는 30분 만에 종료됐고, 여야 간사는 6일 뒤인 다음 달 2일 청문회를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법정 시한 파행에도 민주당 측이 요구한 청문회 일정 조율을 받아들인 것은 171석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통과(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인사청문특위 위원장도 이날 한 후보자에게 다음 청문회 때까지 국회에 자료를 최대한 성실히 제출할 것을 당부했다.

총리 청문회가 법정 시한을 넘긴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2월 이완구 전 총리 후보자 때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당시 증인 참석 문제 등으로 청문회 법정 시한을 하루 넘긴 바 있다. 민주당의 반발로 청문회 일정이 이뤄진 것에 국민의힘 일각에선 민주당이 향후 있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검찰개혁 관련 법안 문제 처리에서 정국 운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청문회 일정을 의도적으로 미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40년 전에 별세한 부친의 부동산 거래 내역, 사무관 임관 당시 월급 내역은 전산화가 안 돼 구할 수 없다”며 “산에서 물고기를 잡아오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한 후보자 청문회 파행으로 향후 있을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일정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해완·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