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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선 의원으로 42년간 재임
세제 등 법안 790건 발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국 공화당 역사상 가장 오래 재임한 상원의원이자 40년 넘게 미 의회에서 세제 개편·민권·의료법 제정 등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오린 해치 전 미국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88세 나이로 별세했다. 해치 전 의원과 30년 넘게 상원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간단히 말해 ‘미국의 상징’(an American original)이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24일 AP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오린 해치 재단은 전날 해치 전 상원의원이 별세했다고 밝혔다. 1977년부터 2019년까지 유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42년(7선)간 재임한 해치 전 상원의원은 공화당 역사상 가장 오래, 미 의회 역사상 6번째로 오래 상원의원을 지냈다. 재임 중 무려 법안 790건을 발의 또는 공동발의한 해치 전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상원 재무위원장으로 1조5000억 달러(약 1865조 원) 규모 감세안을 통과시킨 뒤 은퇴를 선언했다. 재임하는 동안 세제 개편, 의료법 제정 등 사회·경제적 이슈에서는 확고한 보수주의 철학을 유지했지만 동시에 초당적 타협·양보를 중시하는 의회주의자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으나 조지 W 부시 당시 텍사스주 주지사에게 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치 전 상원의원 별세소식을 들은 후 성명을 내고 “그는 할 일이 너무 많아 회의에서 다음 회의로 전력 질주하던 상원의원이었다”며 “그는 당시 어떤 상원의원보다 많은 법안을 발의하거나 공동 발의했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