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픽셀·라인게임즈 등
일부게임 PC버전 대상 적용
상품권 등 다양한 방식 결제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사실상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초기부터 구글 인앱결제를 사용해오던 게임업계가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들에 자체 결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대형 게임사도 자체 결제 방식 도입을 시도하는 등 단순히 1~2개 기업이 ‘탈(脫) 구글’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 업계 전반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픽셀, 라인게임즈 등은 최근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자사 일부 게임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넥슨은 최근 출시한 인기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 모바일)’의 PC 버전 클라이언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중 자체 결제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던파 모바일이 처음으로, 모바일 버전엔 구글의 인앱결제 방식이, PC 버전엔 넥슨의 자체 결제 방식이 각각 적용됐다. 사용자는 PC에서 페이코·토스·카카오페이·휴대전화·문화상품권·신용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엔픽셀은 지난해 선제적으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췄다. 자사 인기 게임 ‘그랑사가’ PC 버전에 신용카드와 상품권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도입했다. 라인게임즈도 PC와 모바일 게임을 연동시켜주는 자체 플랫폼 ‘플로어’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동안 모바일과 PC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수의 게임은 모바일 버전에서만 결제가 가능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PC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려면 다시 모바일로 접속해 결제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시장 진출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앱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구글, 애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 대다수가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데다 게임업계가 사용자 편익을 명분으로 내세운 만큼 앞으로 자체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게임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PC 버전에서는 자체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게임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