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셸 위 웨스트가 13세였던 2003년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WAPL)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을 달성했다. USGA 제공

■ Golfer & Record - LPGA 최연소 컷 통과

4R 챔피언조서 소렌스탐과 겨뤄 공동 9위로 마쳐

재미교포 미셸 위 웨스트(위성미)는 만 12세였던 200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했다. 당시 미국 여자골프계는 ‘천재소녀’가 등장했다면서 그를 반겼다. 2008년까지 7년간 초청을 받아 LPGA투어 대회에 48차례나 출전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경험 부족은 어쩔 수 없었고 컷을 통과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의 컷 탈락도 당시에는 뉴스거리였다. 그리고 이듬해 마침내 컷 통과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LPGA투어 최연소 기록을 작성했다.

한국인과 유독 인연이 깊은 메이저대회에서 미셸 위 웨스트는 진기록을 남겼다. 2003년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13세 5개월 17일에 컷을 통과했다. 송아리가 2000년 같은 대회에서 세운 13세 10개월 24일의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약 5개월 앞당겼다.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은 ANA인스피레이션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올해부터는 셰브론챔피언십이란 명칭으로 진행됐다.

미셸 위 웨스트는 4번째 출전에서 LPGA투어의 역사를 새로 썼다. 미셸 위 웨스트는 당시 1라운드를 이븐파 72타, 2라운드를 2오버파 74타로 마쳤다. 컷의 부담감을 덜었기 때문일까. 3라운드에서는 펄펄 날았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였고 3라운드를 마치고 3위에 랭크됐다. 그래서 마지막 4라운드에는 챔피언조에 끼었고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패트리샤 뮈니에-르부크(프랑스)와 경쟁했다.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었기에 심리적으로 위축됐던 것일까. 미셸 위 웨스트는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6타로 흔들렸고 공동 9위에 만족했다.

2003년은 미셸 위 웨스트의 해. 미국골프협회(USGA)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WAPL)에서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을 달성했다.

미셸 위 웨스트는 2005년 정식으로 프로가 됐다. 그리고 나이키, 소니로부터 500만 달러씩 총 1000만 달러를 받는 후원계약서에 사인했다. 여자골프 1000만 달러 후원계약은 사상 처음이었다. 15세에게 거액을 투자한 건 상품성을 인정했다는 의미. 만 18세 이상이 출전할 수 있다는 LPGA투어의 나이 제한 규정으로 인해 공식 데뷔는 4년 뒤인 2009년에 이뤄졌고 그해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이제부터 트로피를 수집할 것”이란 뉴스가 쏟아졌지만 되레 잠잠했다. 2010년 1승(CN캐나다여자오픈)에 그쳤고 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4년이나 걸렸다. 2014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 다시 한 번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롯데챔피언십과 2018년 HSBC여자월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에는 우승소식이 끊겼다.

키 183㎝로 한때 300야드를 펑펑 날렸던 미셸 위 웨스트는 남성대회에도 도전했다. 2006년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성인 남자선수들과 겨뤘고, 아시안투어로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는 2라운드 합계 5언더파 공동 17위에 올라 기어코 컷을 통과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성인들과 경쟁한 탓일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미셸 위 웨스트는 2019년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인 제리 웨스트의 아들 조니 웨스트와 결혼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출산했다. 그리고 계속 필드를 찾고 있다. 지난해 6개 대회에 참가했고 올해도 지난 1월 힐튼그랜드베케이션스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출전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