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헌법소원 제기

‘대통령 부인 옷값 의혹’과 관련, 한국납세자연맹이 “청와대 특수활동비와 의전비용 지급 내용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지 말아달라”며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시민사회에서 대통령 부인 옷 구입 내역이 왜 ‘국가 안보’에 해당이 되는지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맹은 4일 특활비와 의전비용 내역 등 대통령기록물 보호·공개의 근거 법령인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대통령기록물법) 제11조 1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연맹은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특활비 집행 내역, 김정숙 여사의 옷값 등 의전비용 등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해선 안 된다는 가처분신청서도 함께 접수했다.

대통령기록물법 제11조 1항은 이관 대상에 해당하는 대통령기록물을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 근거해 기록관으로 이관된 대통령지정기록물은 대통령 임기가 종료되는 날의 다음 날부터 일반 기록물의 경우 최대 15년, 사생활 관련 기록물은 최대 30년까지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 연맹은 “해당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반면,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하는 대통령(비서실, 경호실)의 정보를 결과적으로 은폐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1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정상규)는 연맹 측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특활비 지출 내용 등의 공개를 요구한 정보공개 청구소송(1심)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법원 판단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특활비 및 김 여사의 옷값 등 의전 비용 공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맹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5월 9일까지 우리 단체가 제기한 정보공개 소송 항소심 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으면, 기록물이 최장 30년간 비공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