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20년 건배사… 민주 편향”
靑, 반발 이어 인수위 사과 요구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 사장 인선을 두고 ‘알박기’ 인사 파문이 확산하면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향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여권 편향적 인사로 꼽히는 이 회장이 의도적으로 박 신임 대표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절반 이상은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데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가자 20년’ 건배사로 민주당 편향적 인물임을 드러낸 이 회장의 (박두선) 대표 선임 과정에 대한 영향력 행사 여부가 의혹으로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하필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기를, 하필 친정권 인사가 회장으로 있는 산업은행이 영향력을 행사해, 하필 사장에 앉혔다니 그 일련의 과정은 도무지 우연으로 보기가 힘들다”며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브리핑을 열고 박 신임 대표가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이라는 점을 들어 ‘현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고 공개 비판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지분의 55.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산은 등 채권단은 그간 대우조선해양에 약 4조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경영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이 회장은 2020년 이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가자 20년!’을 건배사로 제안해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청와대는 인수위의 지적에 즉각 반발한 데 이어 인수위 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 정부는 민간기업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그런데 인수위는 마치 (청와대가) 관여한 것처럼 전제하고 의심하고 ‘몰염치’라는 극단적인 언어를 써서 사실 모욕적인 브리핑을 한 것”이라고 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