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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內 봄꽃 개화 1週 당겨져
21세기후반엔 27일 빨라질듯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 3월 25일부터 시작되는 국내 주요 봄꽃들의 개화 시기가 20년 안에 최대 일주일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 이르러선 봄꽃이 겨울철인 2월에 피면서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17일 기상청은 미래 우리나라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개나리·진달래·벚꽃 등 봄꽃 3종의 개화일을 전망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70년쯤 탄소 중립에 이르는 저탄소 시나리오와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배출을 지속하는 고탄소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여기에 과거 2, 3월 국내 평균기온과 봄꽃 개화일의 상관관계를 적용해 서울, 인천, 부산, 전남 목포, 대구, 강원 강릉 등 6개 지점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래 봄꽃 개화일은 최근 30년(1991∼2020년) 대비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는 5∼7일, 중반기(2041∼2060년)에는 5∼13일, 후반기에는 10∼27일 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개화일은 개나리 3월 25일, 진달래 3월 27일, 벚꽃 4월 4일 등이다.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당장 20년 안에 개나리와 벚꽃은 6일, 진달래는 7일 정도 빨리 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세기 후반기로 기간을 확대할 경우 개화 시기는 23∼27일 앞당겨진다. 이 경우 진달래는 겨울철인 2월 28일 피는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진달래의 경우 개나리보다 늦게 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21세기 후반기에는 동시에, 혹은 더 빨리 개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봄철 이상 고온현상 영향으로 2018년 3월 27일 서울에서 진달래와 개나리가 동시에 개화한 사례가 관찰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도 개화일이 20년 안에 5일가량 당겨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기간이 확대될수록 고탄소 상황보다는 변화폭이 훨씬 줄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