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언급하며 美 노골 비난
이란 “우크라 사태 원인 美때문”
베네수엘라-러도 관계발전 논의

베이징=박준우 특파원·박세희 기자

전 세계의 상당수 국가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중국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은 오히려 혼란을 틈타 반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투기를 동원한 무력시위까지 하면서 대만에 대표단을 파견한 미국을 견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마이클 멀린 전 합참의장을 포함한 미 국방부 고위 대표단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미국이 그 누구를 파견해 대만을 지지해도 모두 헛수고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대만과의 왕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이 ‘대만 지원하기’에 나서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은 오는 4일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 방문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전투기 7대는 이날 대만과의 사실상의 경계로 간주되는 대만해협 중간선에 바짝 붙어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다른 반미 국가들도 미국 비난 행렬에 가세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은 미국과 서방의 정책”이라며 “마피아 같은 미국 정권은 위기를 만들고 위기로 살아가며 오늘날 우크라이나는 이런 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이란과 러시아는 군사적으로는 시리아 내전에서 보조를 맞추고, 경제적으로는 서방의 이란 제재에 맞서 서로 교역을 하고 있다. 역시 미국의 제재에 시달려왔던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증대를 논의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로부터 S-400 등 상당량의 무기를 공급받는 인도는 사태 초기 군사행동에 유감을 표명했으나 최근 관련 발언을 대폭 줄였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러시아에 어떤 경제 제재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