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SSG 선수들이 눈이 내린 지난 5일 제주 강창학야구장 스프링캠프에서 이동하고 있다. SSG 제공

■ 정세영 기자의 베이스볼 스펙트럼

- 10개구단 스프링캠프 훈련 차질에 속앓이

영하권 추위에 오전 실내훈련
사실상 ‘겨울 캠프’ 치르는 셈

22일까지 누적 확진자 80명
집단생활로 추가발생 가능성

올 스트라이크존 공 1개 확대
선수들 적응훈련 부족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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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문을 연 국내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추위,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란 변수에 시달리고 스트라이크존 확대라는 문제 풀이에 애를 먹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코로나19 탓이다. KT는 부산 기장, SSG는 제주 서귀포, 롯데는 경남 김해, 키움은 전남 고흥, KIA는 전남 함평, NC는 경남 창원, 한화는 경남 거제, 그리고 삼성은 구단 2군 훈련시설이 있는 경북 경산, 서울 연고인 두산과 LG는 역시 2군이 활용하는 경기 이천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삼성은 지난 15일부터 홈구장인 대구라이온즈파크로, 키움은 17일 강진 강진베이스볼파크로, 두산 역시 17일 울산 문수구장으로, LG는 23일 경남 통영산양스포츠파크로 옮겨 2차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1∼3주 차엔 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4주 차 이후엔 라이브피칭과 배팅을 시작하며 조직력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연습경기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면서 주전급을 추린다. 스프링캠프는 다가올 시즌에 대비하는 팀훈련이기에 ‘농사’에 비유된다. 스프링캠프에서 성과를 거두면 상위권, 우승이라는 ‘풍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올핸 추위가 기승을 부려 몸은 움츠러들었다. 2월 초부터 기온이 내려갔으며, 눈이 내리고 다음날 비가 오는 등 짓궂은 날씨가 스프링캠프를 괴롭혔다. 23일 오전 전국 기온은 대부분 영하권. SSG의 전지훈련지인 남쪽 제주 역시 23일 낮 최고 기온은 영상 6도다. 24일에도 전국 낮 최고 기온은 영상 10도 밑으로 예보됐다. 스프링캠프가 아니라 윈터캠프가 어울린다. 추운 곳에서는 근육이 경직돼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구단은 오전을 실내훈련으로 때운다. 주력 투수들의 불펜피칭 일정은 취소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타격과 수비 훈련은 2∼3시간 예정이었는데 1∼2시간으로 단축했고 그마저 오후 2시 30분 전후로 마친다.

훈련 일정을 줄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마저도 중단되기 일쑤다. KBO에 따르면, 22일까지 모두 80명의 야구관계자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22일에는 SSG 선수와 프런트 등 6명, 한화 선수 4명 등이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앞서 롯데, KIA, 키움, NC 등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NC는 17일 5명을 시작으로 21일까지 5일간 총 9명이 확진됐다. 스프링캠프는 특성상 같은 숙소에서 지내고 함께 밥을 먹는다. 그래서 집단감염 위험도는 매우 높고, 앞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올 가능성은 매우 크다.

10개 구단은 지난주부터 매일 1군 선수단과 현장 프런트의 자가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SSG의 현장 프런트는 “야구장으로 나오기 전 자가진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훈련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개인적으로 훈련하지 못하고, 팀 훈련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어 검사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연습경기에도 지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연습경기를 통해 스프링캠프의 훈련 성과를 확인하고 주전급을 확정하며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팀마다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기에 접촉할 수밖에 없는 팀 간 연습경기를 꺼리고 있다.

올 시즌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다. 타고투저(打高投低) 해결책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트라이크존 판정 결과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스트라이크 판정 존의 평균 분포가 전반적으로 좁아졌다. 그래서 KBO는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공 1개 정도 높이기로 했다. 그런데 공을 던지는 투수, 공을 때려내야 하는 타자 입장에서 민감한 변화이고 새 스트라이크존에 맞춰 공을 던지고, 공을 때려야 하는데 훈련 차질로 인해 적응훈련의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오는 4월 2일 개막된다. 팬들은 프로야구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반쪽훈련, 격리,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스프링캠프를 감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