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긴장 재고조

美 “분명하게 불가침 선언하라”
러 “침공,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우크라이나 위기 속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군 철수에 대한 진실 공방을 벌인 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격돌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주재 미국 부대사까지 추방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회담을 제안하며 협상을 촉구한 가운데, 러시아·벨라루스 합동 군사훈련과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오는 20일 전후가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을 가르는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 직접 참석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오늘이라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이날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구실을 조작할 수 있으며,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교차관은 “미국의 주장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날 주러 미 대사관의 넘버2인 바트 고먼 부대사를 추방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18∼20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러시아·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과 베이징동계올림픽도 오는 20일 끝날 예정이어서 러시아의 군사행동 여부가 이번 주말에 1차로 판가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동주 유라시아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가 카드들을 하나씩 내보일 텐데, 러시아의 철군 주장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벨라루스와의 합동 군사훈련이 끝나는 20일 이후 러시아군이 원대복귀를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