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느니만 못한 가족이라면… 괴로움 떠안기보단 헤어질 결심을[북리뷰]](http://image.munhwa.com/gen_news/202405/2024051001032012285001_s.jpg?v=20240510142631)
국경전쟁 | 클라우스 도즈 지음 | 함규진 옮김 | 미래의창
2001년 9·11 테러는 “세계가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장이 컸다. 특히 국제정치 측면에서 9·11은 냉전 해체 후 전 세계에 만연했던 국경 개방에 대한 낙관주의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우리’가 아닌 ‘외부 위험 세력’의 침입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각국은 구별 짓기와 장벽 높이기에 몰두했다.
이런 경향은 2010년대 중후반 유럽의 반(反)난민 우경화, 중남미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소위 ‘아름다운 장벽’ 설치로 이어지다 2020년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최고조에 이르렀다.
영국 런던대 지정학 교수 클라우스 도즈의 ‘국경전쟁’은 하천이나 산맥 등 전통적 경계에서부터 대양, 남극, 우주, 사이버 공간에까지 이르는 다양하고 복잡한 국경 갈등을 살핀 책이다. 시대에 따라 국경의 중요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지기도 한 역사를 되짚은 끝에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분명하다. “배타적 주권이라는 신화와 고정된 국경이라는 신화는 위험하다. 우리는 국경에 대해 전혀 다른 견해를 도입해야 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기후변화와 고갈되는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전 세계적인 국경전쟁에 미치는 영향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인들이 히말라야의 혹한 속에 걸핏하면 충돌하는 이유는 빙하가 녹으면서 국경선을 놓고 다툼의 소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인도양의 몰디브, 태평양의 키리바시 등은 해수면 상승으로 국경과 영토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국경은 국내 및 국제정치학의 소우주”라는 저자의 말처럼 전 세계의 주요 갈등과 다툼이 국경 속에 녹아 있는 것이다. 국경전쟁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다. ‘정체성 정치’나 장기 분쟁, 대양·남극·우주 등 새로운 영역 쟁탈전 등으로 인해 국경전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아름다운 장벽’을 세우는 문제에 그토록 신경 썼지만, 우리의 경험은 방벽과 장벽이란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희망대로 기능하는 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국가 차원에서 국경을 높이는 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저자의 회의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2050년이면 수십억 명의 인구가 물 부족과 해수면 상승, 극도의 고온 등과 마주하고 대규모 인구 이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국경에 집착하지 않는 인류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환경주의자들이 50년 전 경고했듯, 우리는 오직 하나뿐인 지구를 갖고 있다. 그리고 생태계와 우리의 집단적 관계에 대하여 엄혹한 선택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376쪽, 1만9000원.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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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으면 ‘올해의 공무원상’보다 인사 가산점 더 받는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지방자치단체들이 출산 직원 인사 우대를 확대하고 근무시간 단축 등을 연이어 도입하는 데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절벽 위기를 공직사회가 나서서 극복하려는 절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지자체 사이에 만연했던 ‘출산 휴가·육아 휴직’ 공무원 홀대 현상을 타파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공직사회 환경을 조성하면, 이 같은 저출생 극복 움직임과 분위기가 민간 기업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리라는 기대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출산하면 인사 우대 = 1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는 내년부터 출산에 따른 근무성적 평정 가산점을 기존 둘째 자녀에서 첫째까지 확대해 첫째 0.3점, 둘째 0.7점, 셋째 이상은 1.5점 부여한다. 경북 구미시는 기존 셋째 이상 자녀 수에 따라 부여하던 출산 가산점을 올해부터 첫째부터 1명당 0.5점씩 최대 2점을 준다. 구미시 관계자는 “출산 친화 분위기를 내부 조직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 기업으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 함안군은 자녀당 0.2점 주던 가산점을 오는 6월부터 첫째 0.4점, 둘째 0.8점, 셋째 이상 1점을 부여한다. 자녀 출산 가산점을 최대 2.0점 부여하고 있는 울산시에서는 지난해 12명이 혜택을 받았으며 2명이 승진했다. ‘올해의 공무원상’을 탔거나 소관 업무가 중앙단위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경우 각각 가산점이 0.5점, 적극 행정 최우수상 수상 시 0.2점이 주어진다. ◇다자녀 가정 정년 연장도 = 대구시는 늦어지는 결혼과 다자녀 가정 우대를 위해 오는 7월부터 시 본청과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공무직 중 2자녀 직원은 1년, 3자녀 이상 직원은 2년까지 정년퇴직 뒤 기간제로 재고용하기로 했다. 시는 다자녀 가정 우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최근 ‘대구시 고용·노사민정협의회’를 열어 이를 의결했다. 대전 서구는 아이를 낳고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다자녀 가정 공무직 직원을 정년 후에도 최대 10년까지 재고용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지방직 고졸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고교 졸업 후 사회로 바로 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높은 출산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8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에게 특별휴가(5일)를 부여하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에 나섰다.◇출산·양육 위해 주 4일 출근제 도입 = 충남도는 현행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오는 7월부터 도청과 산하 1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의무적으로 주 1회 재택근무하는 ‘주 4일 출근제’를 도입한다. 전북도도 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경북 청송군은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으로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주 5일’ 근무를 ‘주 4.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남도는 자녀를 양육하거나 임신 또는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직원은 필요에 따라 주 15∼35시간 선택제 근무와 주 1회 이상 유연 근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재희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생육아지원연구팀장은 “공직사회가 노력하면 사회 전반적 확산으로 저출생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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