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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보건복지부장관상 임현빈


To.저를 위해 뭐든지 다 해주시는 우리 아빠

아빠! 안녕! 저 현빈이에요. 그동안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는데, 오늘 편지를 통해 용기 내어 얘기해 볼게요.

저는 2학년 때부터 혼자 품고 있던 저만의 비밀이 있었어요. 친구들이 아빠가 타고 있는 휠체어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 아무 반응도 없을 것이고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요. 근데 아직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도 용기가 나지 않아요. 학교 방학이 시작되어 공항에 갔을 때 저는 우연히 거기서 학교 친구를 봤어요. 저는 그 친구를 보자마자 아빠한테서 떨어지며, 아는 사이가 아닌 것처럼 바닥에 숨을 수 있는 쥐구멍이 있나 찾아다녔어요.

그리고 3학년 때였어요. ‘아빠가 학교에 데려다줄 때 차 유리창에 붙은 장애인 표지가 보이지 않겠지?’ 저는 직접 보기로 결정했죠. 저는 학교에 도착한 다음 차에서 내려서 차를 봤어요. 근데 아침이어서 그런지 장애인 표지가 햇빛에 비쳐 아주 또렷하게 보이는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저는 아빠한테 표지를 빼달라고 말하지 못했어요.

며칠 뒤, 제가 동네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그 친구가 저에게 물었어요, ‘너는 우리 가족에 대해서 뭐가 가장 부러워?’ 저는 그 친구의 질문에 친구의 아빠가 휠체어를 안 탄다는 게 부럽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는 네가 강아지를 키우는 게 부러워”라고 말했어요. 친구는 자신의 아빠는 한 달에 한 번씩만 집에 온다며 우리 집엔 아빠가 맨날 같이 있어서 부럽다고 했어요.

5학년이 되어 우리 집에 많이 놀러 오는 친구 중 한 명이 저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현빈아, 근데 너희 아빠 어떻게 되신 거야?” 저는 그 질문을 듣고 깜짝 놀랐고 어쩔 수 없이 내가 한 살 때 교통사고로 아빠가 다쳐서 휠체어를 타게 된 얘기를 해 주었어요. 친구에게 얘기하니 그 친구는 제 마음을 받아주었고 울면서 얘기하는 저를 위로해 주었어요. 그때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제 마음을 털어놓은 때예요. 저는 그때 진짜 아무도 아빠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저 혼자만 신경 쓴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조금 있으면 중학생이 되는 저는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지난 3년간 꼭 바꾸고 싶었던 저의 생각! 그게 아빠와 같이 밖에 나가고 남에 대해 신경을 안 쓰는 거였어요. 저의 마음속 아빠는 감사하고, 죄송하고, 부끄럽지만 자랑하고 싶은 아빠니까요. 아빠와 손잡고 어디든지 다닐 수 있기를! 아빠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해요.

2021년 6월 21일 아빠만 바라보는 딸, 현빈 올림

추신 : 아빠, 그거 아세요? 저는 아빠 덕에 비행기도 제일 먼저 탈 수 있어요! 하하하!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